그녀에게서 전화를 받고 나면,
나는 밖으로 달려나가 내 사랑을 찬미하고
내 사랑의 이름을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곤 한다.

오페라에 나오는 유명한 아리아라도 몇 곡 목이 터져라
불러보고 싶다.
하지만 천성이 소심한 데다 목소리도 변변찮은 나로서는
그저 휘파람을 부는것으로 만족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밖으로 나서면 내 개가 따라 나오고,
우리는 시골로 나간다.
내개가 불한당처럼 이곳저곳 뒤지고 다니는 서슬에,
집토끼, 산토끼, 자고새들이 달아난다.

얼마 안 있으면 금렵이 풀리고 사냥철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어렴풋한 불안이 문득 고개를 쳐든다.
전화 한 통 받고도 이렇게 난리를 치는데,
나중엔 그녀 때문에 내 삶이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리는건 아닐까?

– 장자끄상뻬, 속 깊은 이성친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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