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물기 맑은 풀잎에서 폴짝 뛰어오르는
한마리의 청개구리를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아버지의 손톱만한 그 놈의 빛 고운 연초록 등판은 윤기가 쪼르르 흘렀고,
얇고 흰 뱃가죽은 놀람탓인지 연신 팔닥거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말했다.
요 꼬마 놈은 매일 아침 하루도 쉬지 않고 높이뛰기 연습을
한단 말이야.
첫날은 반 뼘을 뛰지만, 이튿날은 한뼘을 뛰거든.
다음날은 한뼘반을 뛰고 그다음날은 두뼘을 뛰고
그 다음날은…..

아버지, 그럼 나중에 하늘에 닿겠네요?
아니지, 하늘에 닿아 보려고 뛰지만
결국 하늘에는 닿지 못하지.
왜냐하면 하늘은 끝이 없으니까.

그럼 죽을때까지 뛰겠네요?
그렇지, 죽는날까지 매일 뛰지.

참불쌍한 놈이네요?
아냐, 자기가 뛰고 싶어 뛰니깐.

왜 뛸까요?
그건 아버지도 몰라.

– 김원일, 어둠의 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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