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간건. 말야.. 꼭 비눗방울 놀이와 비슷해 아주 아슬아슬 짧은 순간만 아름답지 그 다음엔 비눗방울이 터지는것처럼 ‘아. 환상이구나’ 하는걸 확인하는 그 과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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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밤처럼 서로 속삭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김남주 유고시집, 나와함께 모든노래가 사라진다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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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사랑을 하고… 행복해 하고… 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권태기를 느끼고… 누가 먼저이건 한사람이 싫증을 느끼면 그 사랑은 조금씩 퇴색되어 간다. 아무런 이유없이 너의 행동, 너의 말투, 너의 목소리가 짜증스럽고, 나에게 보여주는 관심이 목을 죄여오는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혼자 있으면 너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왜 이러는지 나조차 알 수 없어 혼란스럽지만, 결국 그건 사랑의 열병을 앓고난 후유증일 것이다. 그 후유증이 가시고 나면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을텐데, 많은 사람들이 그 시기를 이기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 나또한 그랬듯이…
아주 오래전,
[국토종주 에필로그] 포기하지 않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
<국토종주 레드카펫(자전거길)> 살아가면서 다 하지 못하고 그만둔 게 얼마나 많을까요? 하다가 그만두고, 결심했다가 포기하고… 저역시 최근 준비중인, 기어이 끝까지 해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해 보고 또 이런 저런 이유로 끝까지 못다한 일들도 되새겨 생각해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전거 국토종주는 ‘포기 하지 않는 것을 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떠났습니다. 사무실 의자에서 망부석 생활 7년째. 체력적으로 열위에 있는 저에게 국토종주만큼 포기하기 좋은것도 없어 보였거든요. Daum 홍대 오피스에 있을때 출퇴근 용으로 산 조그만 미니벨로 자전거 하나. 자세히 보니 여기저기 많이 녹슬었습니다. 자전거도 싸이클용이면 좋겠고, 옷도 기능성이면 좋겠고, 고글도 있으면 좋겠고 필요한건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것이 최상으로 갖춰진 조건에서 시작 할 수 있는게 얼마나 되겠냐는 생각으로 가지고 있는 자전거에 편한 차림으로 가기로 합니다. <국토종주 하시는 분들은 많지만 자전거와 복장때문에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죠;;>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스스로가 제일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출발하기 전날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을 핑계로 그만 둘까 생각도 하고, 출발하는 당일날 아침까지도 그냥 하지 말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결국 포기하지 않는 법을 연습하려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포기하는게 우스워서 KTX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종주길. 이틀을 힘들게 달려 지도를 보는데 ‘겨우 여기까지 밖에 안왔나’ 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었고, 심해진 근육통에 파스를 도배하고도 뒤척거릴 때 마다 너무 아파 자다 깨다를 반복할 때도 포기하고 싶었고, 백두대간을 넘을 땐 비처럼 쏟아지는 땀을 보면서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고, 남들보다 속도가 느린탓에 한시간 더 달리기위해 6시에 일어날 때는 피곤해서 포기하고 싶었고, 시간맞춰 가기위해 하루종일 밥도 안먹고 달릴때는 배고파서 포기하고 싶었고, 굴러갈 때 마다 삐걱거리는 자전거 때문에 쪽팔려서;; 포기하고도 싶었고, 무릎 통증에 페달 밟을때 마다 인상이 써질 때는 너무 아파서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일단 종주길에 자전거를 올린 이상 그만두는 사람이 있을까도 싶었는데 여러명이서 같이 시작해서 중간쯤이면 다 버스타고 올라가고 혼자서만 달리는 분들도 많이 만난걸 보면 포기하는 사람도 꽤 있나 봅니다. 어찌보면 포기해도 상관 없는일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그만두고 싶은 순간들을 견디고 김해→서울 490km 종단을 완주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엔 ‘도착하면 어떤느낌일까?’ ‘서울 표지판을 보면 눈물이 나지 않을까?’ 라고 상상을 했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양화대교 밑에 앉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데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무했다고 할까요? 어찌보면 끝은 언제나 허무합니다. 삶의 끝인 죽음이 그러하듯이요. 하지만 끝은 중요합니다. 끝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끝이 없는 삶이라면 이렇게 열정적으로 살 수 없겠지요. 그리고 끝이 허무하기에 그 길을 가는 과정이 참 소중하다는걸 느낍니다. 하루 종일 숨을 몰아쉬며 땀흘리던게 불과 이틀전인데 일상으로 돌아오니 또 나에게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담담해 집니다. 그래도 이제서야 아주 작은 것이지만 또 포기하지 않고 하나 더 해냈구나라고 느낍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정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전하는것도, 포기하지 않는것도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야 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루종일 쓴 헬멧을 벗었더니 머리에 헬멧이 또…> 마지막으로. 끝이 있기에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지지않아!
자연이 주는 가르침
[클라이밍] 5월 마지막 강습
5월반 마지막 강습, 우리반의 에이스인 아저씨. 같이 초급시작해서 연세도 있으신데 정말 빨리 배우시고 잘하신다. 오늘 마지막 강습이라 아저씨가 다음주도 나오실꺼죠? 하시길래 사정상 한달 쉬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데 왜 이리 아쉬운지… 암장 매주 오시는 분들과도 안면 트고 암장 분위기도 익숙해지면서 고통을 넘어서 이제 좀 재미있어질만 해서 그런지 잠시 쉬려니 아쉽아쉽 ㅠ 클라이밍의 기초이긴 하지만 더 낮은 곳으로 움직이려면 잡고 있는 손을 버리고 발을 취해야 하고, 더 높은곳으로 올라가려면 딛고 있는 발이 아무리 안정적이라도 포기하고 손을 취해야 한다. 자세가 안정적이라서,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하면 결국 평생 그 자리에 메달려 있어야 하는것. 초보에게 쉽진 않다. 다음에 잡거나 딛을 홀대가 안좋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손을 버리면 떨어져 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결국 하나하나 계속 버리는 사람만이 다음으로 나아 갈 수 있다.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그리고 또 버리고… 나도 오늘 하나를 내려 놓았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D-9
자강불식
하늘의 운행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군자는 그것을 본받아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한다. – 천행건 군자이 자강불식(天行健 君子以 自强不息) 학창시절때부터 책상맡에 붙여두었던 글귀이다. 지구는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그 큰 지구가 하루종일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들까? 그럼에도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자신을 회전시킨다. 아무런 불평도 없이. 자강불식,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이 우주를 돌아가게 하는 것 만큼 힘든 일이 아닐터인데도 쉽게 나태해지는 내모습을 경계하기 위해 지난 십수년간 정말 끊임없이 되뇌였던 네글자인것 같다. 지구는 항상 돌아가고, 냇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조수(潮水)는 빠졌다 들어오기를 매일같이 반복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고, 돌아가지 않는 지구는 밤낮이 없는 지옥이다. 끊임없이 제 할일을 해야하는 것, 어찌보면 그것이 만물의 이치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순간에 부귀영화를 움켜지기를 원한다. 로또 맞은 사람 너무 부러워 하지 말자. 일안하고 앉아서 돈버는 사람 너무 샘내지 말자. 노력없이 얻은 성과는 한줌의 모래와 같아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또한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게 분명한 바에는 끊임 없이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억울한게 아니라 너무 당연한 것이다. 이 시간에도 돌아가는 지구가 말해주듯이. 自 : 스스로 자 强 : 힘쓸 강 不 : 아닐 불 息 : 쉴 식 오직 최선을 다하여 힘쓰고 가다듬어 쉬지 아니하며 수양(修養)에 힘을 기울여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역경(易經)》 〈건괘(乾卦)〉 ‘상전(象傳)’에 나오는 다음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천체의 운행은 건실하다[天行健]. 군자는 그것으로써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君子以自强不息]. 천체인 대자연의 변화는 정상적이며 어긋남이 없다. 매우 높은 학식(學識)과 덕행(德行)을 가졌거나 높은 관직에 있는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서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지혜와 품성, 도덕을 닦는데 매우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주역(周易)》에서처럼 스스로 최선을 다해 힘쓰고 쉬지 않는다는 뜻의 자강불식은 오로지 자기 스스로 힘들여 노력하여 멈추지 않는다는 말이다.